하동 악양뜰을 거쳐 구례 화엄사 입구의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과 막걸리 한잔으로 배를 채운 후 화엄사에 들어가니 공사하는 소리가 요란스럽다. 트럭들이 경내를 간간히 지나가고 일주문은 공사중이다.
옆으로 들어가니 눈에 뛰는 안내판.
'절을 태우는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데는 천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' 는 제목아래
고 차일혁 경무관이 6.25전쟁때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근무 당시 "화엄사를 소각하라"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절의 문짝만 떼어내 소각 한뒤 '어쨌던 태운 건 맞지 않느냐?'며 항변했다 한다.
그덕에 화엄사는 여태까지 보존되어 한국의 문화재로써의 가치를 빛내고 있다.
▲차일혁 경무관이 지켜낸 화엄사
▲자연석 주춧돌
화엄사에는 자연석을 주춧돌로 얹은 뒤 자연석의 모양대로 나무 밑바닥을 깍아내 기둥을 세운 특이한 건축법이 특색이며 특히 각황전은 자연목 기둥과 자연석 주춧돌의 정석을 보여주는 건물이다.
나무 기둥들도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다듬어 기둥으로 사용했다.
▲각황전
각황전은 단청으로 채색이 되어있지 않다. 건축 당시부터 단청 채색이 안된 건지? 색이 바랜건지? 잘 모르겠다. 각황전 내부를 보니 처음에는 단청이 칠해졌었던 같다. 그리고 지붕아래 튀어나온 목재 조각(건축용어로 뭐라 하는지 모르겠다)들도 다른 절에서 못본 특이한 건축 양식이다.
▲범종
구례 화엄사에 가면 각황전 내부에 들어가 천장을 올려다 보며 목조 건축물의 진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자연석 주춧돌과 기둥을 확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.
선조들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새삼 느끼고 오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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